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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치료사 되기

인공와우(코클리어 임플란트, Cochlear Implant)에 대해 알아보자

by 미국사는남자 2019.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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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포스팅 했듯이 (링크참조) 난청은 전음성난청과 감각신경성난청으로 나눌 수 있다. 전음성난청은 주로 보청기 (Hearing Aid)로 많이 해결하지만 감각신경성난청은 달팽이관(와우)안의 세포와 신경의 손상으로 인해 야기되기 때문에 단순히 보청기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선천적으로 태어나면서 유전적원인이라든지 산모의 출산과정에서의 문제로 인해 청력을 잃은 경우에 아이가 폭발적으로 언어를 습득하기전에 코클리어 임플란트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시기를 놓치면 아이의 말하는 능력까지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클리어 임플란트는 서양권 국가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활발하게 수술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에 한국은 아직도 전체 청각장애인 중 3.4%만 수술을 할 정도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한다. (2011년 보건복지부 실태조사)

원리

원리는 귀에 착용한 작은 마이크를 통해서 들어오는 소리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 머리쪽에 있는 임플란트로 전달이 되고 이 임플란트는 전기신호를 바로 달팽이관으로 보내 청각 신경 섬유가 이 전기신호를 포착해 뇌로 전달함으로써 소리감각이 작동하는 원리이다. 한마디로 기존의 길을 통해서가 아닌 다른 길을 만들어서 전기자극을 보내는 것이다.

코클리어 임플란트를 착용한 아이의 모습 (출처 : 구글 이미지)

수술비용

보통 기계값이 2,000만원 수술비가 500만원이 통상적으로 발생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보험으로 80% 혜택을 받아 그중 20%인 500만원정도가 수술비용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국민건강보험을 적용받으려면 자격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다음과 같다.

연령 적용범위
2세 미만의 소아 양 귀의 심도 (90dB)이상의 난청환자로 최소한 3개월 이상 보청기 착용에도 청능발달의 진전이 없는 경우에 시행하되 뇌막염의 합병증으로 발생한 난청의 경우는 시급히 수술하는 경우도 보험급여를 인정함
2세 이상 15세미만의 경우 양측 고도 (70dB)이상의 난청환자로서 최소한 3개월 이상 보청기 및 집중 교육에도 어음변별력과 언어능력의 진전이 없을 경우에 시행하되 수술 후 의사소통 수단으로 인공와우를 사용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는 제외함
15세 이상인 경우 양측 고도 (70dB)이상의 난청환자로서 문장언어평가가 50%이하인 경우에 시행하되 수술 후 의사 소통 수단으로 인공와우를 사용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는 제외함

Sound and Fury

미국의 경우에는 이미 몇십년 전부터 이 인공와우에 대한 논의와 실험이 계속되어 왔다. 그 중 대표적인 다큐멘터리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수업시간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굉장히 흥미롭다. 

일단 처음으로 이 다큐멘터리가 놀랍다. 2000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두 가정에서 각각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자녀에게 인공와우를 제공할지 선택하는 과정에서 겪는 일을 다큐멘터리로 만든 영화로 2000년에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상을 수상했다. 

관련 영상 유튜브 링크

부모가 둘다 들리지 않고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찬가지로 말할 수 없는 딸이 처음으로 세상의 소리를 듣고 싶어한다. 우리네 상식으로는 당연히 수술을 해주면 그만이겠지만, 그때 당시에 부모에게는 두가지 문제가 고민을 하게 만든다. 

첫째는 미국에서의 Deaf Community를 이해해야지만 되는 문제이다. 미국에서 Deaf (귀가 아예안들리는) 인 사람들의 커뮤니티는 생각이상으로 엄청나다. Deaf를 위한 학교가 있고, 그 안에서 선거를 통해서 회장을 선출한다. 그럴 수 있기 까지는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회사의 임원으로서 혹은 한 집단의 리더로서 생활이 가능한 미국의 문화의 영향이 클 수 있겠지만, 어쨌든 그들은 그들이 귀가 멀어서 듣지 못하는 것을 한편으로는 신성하게 생각할 정도로 그들만의 문화에 빠져있고 베타적으로 살아간다. 때문에 아이에게 '힘들고 어설프게 일반인들과 어울리며 상처받지말고 Deaf 세상속에서 스트레스 없이 살아가게 하는게 좋지 않을까' 고민하는 것이다.

둘째는 코클리어 임플란트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난 영화라서 요즘과는 안맞지만 그 때 당시만해도 수술이 흔치 않고 아이의 머리에 쇳덩이를 박는듯한 모습에서 부모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게다가 Deaf Community에서는 코클리어 임플란트가 앞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박멸시킬 것이라는 걱정을 하는 모습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찌됐든 청각장애인들 사이에서는 당시에 악마의 수술처럼 여기던 코클리어 임플란트를 아이를 위해 부모는 수술을 감행한다. 그 후 여주인공은 어떻게 됐을까?

헤더는 대학생이 되었고 사람들앞에서 TEDx를 통해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한다. 

이렇게 성장해서 수많은 사람들앞에서 어눌한 발음이지만 강의를 하게되고 말하고 들을 수 있게 된 걸 보면 정말 기술과 의학의 진보가 인간을 얼마나 이롭게하는지 새삼 놀랄 따름이다. 그녀는 6살인 늦은나이에 인공와우 수술을 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발음은 어눌하지만 세상의 모든소리를 듣고 세상과 소통하다니 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가. 

아직까지도 Hearing 과 Deaf world가 구분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사람의 특징으로 구별짓는 것이 죄악된 사회 아닌가. 굳이 구별하기 보다 열린마음으로 서로를 인정하는 것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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