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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치료사 되기

미국에서 언어치료 실습 수업 후기

by 미국사는남자 2019.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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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포스팅했듯이 언어치료 대학원 과정에서 반드시 이수해야하는 실습 시간이 300시간이다. 물론 실제 치료하는 사이트에 가서 실습시간을 채우기도 하지만, 학교내에서 실습시간을 수업으로 채우기도 한다. 대학원 과정에서 총 3번의 실습 수업을 듣는데 그 중 하나를 이번 여름학기에 채웠다.

첫 실습이라 걱정도 많았고 주변에 많이 물어보기도 했다. 하나같이 모두 할 수 있을거라 얘기하는데 정작 나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첫번째로 영어에 대한 걱정.

아무래도 내가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나의 억양이나 발음 때문에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학부모가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 아이들과 소통하면서도 제한적인 나의 표현 때문에 못미더워 하지는 않을까 괜히 의식이 되기도 했다. 걱정과는 다르게 순탄하게 진행이 됐다. 조금 독특하기도 하겠지만 나에 대한 호감을 나타내는 학부모들도 더러 있었다. 미국에서 이 쪽 분야로 진출하려는 사람들에게 하나같이 공통적인 걱정이 바로 영어라고 생각한다. 표현을 많이 익혀놓고 친구들과 많이 얘기하다보면 시간이 걸리지만 점차 해결되리라 생각한다.

두번째로 여자아이에 대한 걱정.

여자아이들은 3~6살 정도 되니 남자 치료사에 대한 어색함이나 거부감이 있는 아이들이 더러 있다. 게다가 미국의 특성상 나도 또한 여자아이들에게 남자아이들처럼 편하게 접촉을 하거나 할 수 없기 때문에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한 여자아이가 여자 치료사를 원한다며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을때 치료를 그만두기도 했다. 그래서 남자아이들만 남게 됐지만, 씁쓸하긴 했었다. 통계상으로는 언어에 문제있는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들보다 4배가 많다고 하니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닌것 같긴 하다.

학교안의 치료센터는 이상적인 공간

학교안에 마련된 센터는 굉장히 독립적이면서도 철저하게 아이들 위주로 만들어져 있었다. 모든 방 뒤에는 관찰할 수 있는 방이 하나 더 있는데 그곳에서 학부모가 직접 아이를 관찰할 수 있다. 소리는 스피커를 통해 나오고 아주 큰 유리는 관찰방에서는 보이지만 치료방에서는 보이지가 않아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모든 Therapy Session은 녹화, 녹음이 된다. 끝나고 나서 학생 치료사는 웹사이트에 접속해 자신이 했던 모습을 다시 돌려보거나 아이들의 행동 말들을 다시 들을 수 있고, 부모가 요구하는 경우 다시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 된다. 

다양한 교보재가 있는 Material Room은 아주 오래된 것 부터 상당히 많은 것들이 비치되어 있고, 낡고 닳은 것들은 수시로 오피스에서 새걸로 다시 사서 갖다 놓는다. 하루에 미리정한 30분의 시간동안 이곳에서 교보재를 가져갈 수 있으며, 학생들끼리 스케쥴을 미리 정해놓는다. 정리가 잘 되어 있는 편이라서 찾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종류가 많다보니 항상 무엇을 가져가야할지 고민하느라 시간이 다 가는 것 같다.

시스템, 절차

일단 학기가 시작되기전 미리 교수와 같이 일하게 될 학생들이 만나는데, 보통 한 팀이 4명정도로 구성되고 Supervisor 1명까지 총 5명이 한팀이 된다. 미리 자세한 설명과 함께 앞으로 주의사항을 만나서 얘기하는 시간이 하루정도 소요되고, 이후에 각각 4명의 Client를 나눠준다. Student Clinician으로 불리는 학생들은 2주정도 미리 각자의 Client File을 볼 수 있으며, 각각의 학부모에게 연락해서 시작날짜와 시간을 다시한번 확인하기 위해 직접 전화를 한다.

"이번에 아이의 치료를 맡게된 누구인데 언제 몇시에 시작하는거 맞는지 확인차 전화드렸습니다."

대부분의 학부모가 친절하게 받아주고 스케쥴이 틀린 경우는 정정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한다.  이후 아이들 파일을 보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리포트를 써야한다. 어떤 History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식으로 Care할 것인지(Plan of Care)를 자세하게 보고서로 써야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Therapy가 시작되면, 매번 시작하기에 앞서 Supervisor에게 그날 어떤 Activity를 할지 써서 내야하고, 끝나고 나면 SOAP note를 써서 아이가 어떤 진전이 있었고 어떤 행동을 보였는지를 세세하게 써야한다.

학기가 끝날 때 쯤에는 학부모에게 최종적으로 보낼 보고서를 써서 Supervisor의 싸인을 받아 보내주거나 마지막 세션이 있는날 건네줘야한다. 그로써 학기가 끝나면 Supervisor에게 그 동안의 활동을 바탕으로 최종 성적을 받으면서 끝나게 된다.

한학기를 해보니 쉽지 않았다. 처음해보는 터라 설명을 들어도 막상 부딪혀보니 생각과 다른부분이 많아서 일단 부딪혀보면서 배웠던 것 같다.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지만 약간 그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았다. 매번 미리가서 준비해야하고 어떤 식으로 치료를 할지 계속 생각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학기가 끝나고 나니 뿌듯했고 이제 다른 수업을 준비하지만 앞으로 실전에서 어떤식으로 일해야할지 개념을 익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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