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예전과 다르게 배달을 왕왕 시켜서 점심, 저녁을 해결하곤 한다. 한창 시작을 하는가 싶더니 코로나를 계기로 갑자기 그 수요나 업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아진 느낌이다. 최근 회사에서도 연말을 기념해서 기존에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근사하게 식사를 하곤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하다보니 직원들에게 배달앱 기프트카드를 뿌리는 경우를 봤다. 이렇게 배달앱 회사들은 자연스럽게 덩치가 커지고 호황아닌 호황을 맞는데, 배달이란게 한번 맛을 들이면 계속해서 사용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서 성장세는 누그러들것 같지가 않다.
일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고 자동차, 운전면허증과 소셜정도만 있으면 되니 진입장벽이 높지는 않다. 최근 이사를 하면서 전에 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곳을 알아봤는데 운좋게 취업을 하게 됐다. 그런데 워낙 미국에 흔히 말하는 Onboarding (회사에 새롭게 들어가기 위한) 절차가 길다보니 시간이 좀 뜨기도 했고 가보지 않았던 주변을 돌아볼 수도 있어서 하나씩 알아보기 시작했었다.
미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배달앱은 크게 몇가지가 있는데, 필자가 아는 범위에서만 한번 나열해보려고 한다. 미국인 블로그를 탐독하다보면 배달앱 별로 장단점을 잘 나열해 놓은 곳이 있는데, 그곳을 좀 참고하면서 고른게 바로 포스트메이츠(Postmates)였다.
이렇게 많은 배달앱이 있는줄도 몰랐지만 주로 주나 도시마다 많이 사용하는게 다르긴 한가보다. 이쪽은 가장 많이 언급되는게 Doordash, Grubhub, Postmates, Ubereats 정도이다. ( 그 밖에 Swiggy, Food Panda, Zomato, Just Eat 같은 앱은 상대적으로 작고 써본 경험이 없으니 언급하지 않겠다.)
Postmates를 고른이유가 몇가지 있는데 한번 살펴보자.
1. 빠른승인
이건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데, 가볍게 그리고 한시적으로 경험해보려는 나에게는 빠른 승인이 관건이었다. 본업이 시작되기 전에 잠깐 할 수 있는데 승인 절차가 한달 넘게 걸려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중간에 이름을 잘못 넣는 바람에 조금 승인이 늦어졌지만 그것도 공휴일을 제외하고 4일정도 걸렸으니 굉장히 빠른 편이다. 절차도 굉장히 간단했다. 내 Driver's License와 소셜 정보, 자동차 정보 등을 간단하게 입력하고 승인이 나길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반대로 단점이라고 언급한 이유는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등록을 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마켓은 레드오션이 되고 자칫 배달 수요는 없어서 대기하는데만 시간을 많이 써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몇개 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배달러들도 있다고 한다.)
2. Rating 시스템이 없다.
두번째로는 Rating 시스템이 없다는 것인데, 이것도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겠다. 다른 앱들은 본인에 대한 고객이 평점을 주는 시스템이 있어서 배달이 늦거나 실수를 하는 경우 본인의 평점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반대로 평점관리를 잘하면 팁이라든지 배달을 배정하는 음식점 입장에서도 좀 더 믿고 맡길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요청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본업으로 배달을 하게 되면 좋겠지만 굳이 파트타임으로 잠깐 하는 건데 그런것까지 신경쓰면서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시스템이 없는 앱을 선택하게 됐다. 이것도 후회는 없다.
3. 거절 가능
이것도 2번과 연결될 수 있는 내용인데, 주문 오퍼가 들어오면 동선을 보고 너무 멀거나 가기 싫은 곳이거나 불편한 상황이거나 하면 거절하면 그만이다. 나에게 어떤 불이익도 주어지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배달이란 특성상 기본급보다는 팁이 큰 역할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많은 양을 주문하는 사람이 팁도 많이 주게 된다. 배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같은 거리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음식을 배달하는데 팁을 적게 받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몇번 하다보니 노하우가 생겨서 어떤 주문은 넘기고 어떤 주문은 받게 된다. 이런게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시간유연성을 굉장히 늘려주는 제도 같다.
4. 자주 등장하는 여러 인센티브
다른 앱들은 모르겠지만 한번씩 이벤트처럼 혹은 미션이나 퀘스트처럼 몇번의 배달을 완료하면 어느정도 베이스페이를 보장해준다거나 추가로 돈을 주는 식의 인센티브들이 등장한다. 마치 게임처럼 그 시간안에 몇 건의 배달을 완료해야하기 때문에 완료해 나가는 성취감도 있고 돈도 어느정도 보장이 되니 나름 재밌게 일 할 수 있는 제도다.
이렇게 일주일 정도를 해봤는데, 하루에 3시간정도 하기에 딱 좋은데 단점들도 많이 느꼈다.
1. 아무거나 배달 된다?
Postmates는 다른 '음식'배달앱들과 다르게 뭐든 다 배달해준다는 원칙이 있다. 심지어 마트에서 화장지 한개나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 심지어 자동차 부품상점에서 자동차 수리점으로의 배달도 요청이 들어오기도 하는데, 이런 주문들은 확실히 팁이 많이 나오지 않을 수 밖에 없어서 있으나마나 하다. 처음에는 뭐가 뭔지 몰라서 다 수락을 해서 가보면 허무하긴 하다. 팁을 기대할 수 없는 주문은 배달하는 입장에서는 힘빠지기 마련이다.
2. 배달하면 얼마를 받는거야
도어대쉬같은 앱은 주문을 수락하기전에 배달을 하면 얼마를 받을 수 있다는 금액이 나온다. 그게 배달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는데, Postmates는 배달을 완료한 시점에 얼마를 벌었다고 그제서야 알려준다. 이런 것들은 추후에 개선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럼 얼마를 버는걸까?
팁에 따라서 많이 다르지만 보통 베이스페이는 $4정도로 책정되는 것 같다. 거리가 멀다면 $5~$6정도 나오는데, 그만큼 시간을 많이 써버리기 때문에 1시간에 2~3개 정도의 배달을 하면 $8~$15인데, 팁에 따라서 합쳐보면 $11~$18 정도나오는 것 같다.
소모되는 자동차나 기름값을 생각하면 그다지 좋은 일은 아니지만 한번씩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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