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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치료사 되기

스피치 바나나를 알아보자 (Speech banana)

by 미국사는남자 2019.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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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을 배우면 반드시 거쳐가는 것이 음성학이다. 기본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데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론 중 하나가 바로 스피치 바나나이다. 스피치 바나나는 도표상에서 소리를 주파수와 데시벨로 표현했을때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의 자음, 모음을 표시하면 바나나 모양의 분포를 이룬다해서 스피치 바나나라고 불린다.

 

표를 보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비교하기 쉽도록 생활에서 들리는 소리들도 표현해 놨다.

 

보면 알 수 있지만 밑으로 내려갈수록 소리의 세기(데시벨, dB)가 올라간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갈 수록 소리의 주파수 (헐츠, Hz)가 올라가는 것을 알 수 있다. 데시벨은 말 그래도 소리의 세기이기 때문에 얼마나 큰소리가 나는지를 표현한 것이고 헐츠는 소리의 피치를 나타낸다. 주파수가 큰 소리를 주로 고음이라고 표현한다. 예를들어, 새가 지저귀는 소리는 표에 나와있지만 소리가 크지 않기 때문에 데시벨이 낮고, 고음을 주로 내기 때문에 주파수는 높은 것이다.

 

그러면 사람이 말하는 영어 자모음은 어떤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1. 파열음 (Plosive)

 

파열음은 공기의 흐름이 막혀있다가 순간 틈이 생기면서 공기가 폭발하는 나가는 소리들로 주로 /p,b,t,d,k,g/가 있다. 표에서 그 중에서 성대의 울림이 있는 유성음들 /b,d,g/는 주로 주파수가 낮으면서 데시벨은 살짝 높은 곳에 있다. 반면에 성대의 울림이 없는 무성음들 /p,t,k/은 주파수가 높고 데시벨은 상대적으로 낮은걸 알 수 있다. 다르게 얘기하면 유성음이 무성음보다 더 듣기가 쉽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경우에 이런 것들을 감안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앞에 포스팅했던 나이별 자음 발달 단계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잘 들리지 않는 자음일수록 습득하는데 오래걸릴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2. 마찰음 (Fricative)

 

마찰음은 공기가 구강의 아주 좁은틈으로 새어나오면서 만들어 내는 소리로 /f,v,s,z,th(무성), th(유성)/ 이 있다. 표에서 보면 알겠지만 유성음과 무성음의 차이가 굉장히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둘 다 데시벨이 낮아서 듣기 힘든편이지만 특히 무성음 /f,s,th/같은 경우는 특히 더 듣기가 힘들다. 귀가 안좋은 사람일수록 이 마찰음을 듣는것을 굉장히 힘들어 한다.

 

3. 파찰음 (Affricative)

 

파찰음은 구강내에서 공기가 파열이 일어난 후 마찰음처럼 공기가 새어나가는 소리로 파열음과 마찰음을 섞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대표적인 소리로는 /ch, sh/가 있고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주파수가 높은편에 속하지만 파열음이 섞여있어 데시벨은 살짝 높은 편이어서 상대적으로 잘 들린다고 볼 수 있다.

 

4. 비음 (Nasal)

 

비음은 공기가 비강으로 빠져나가면서 나는 소리로 대표적으로 /m, n, ng/ 가 있다. 주파수가 높지 않고 비교적 데시벨도 높은 편이어서 듣기도 쉽고 구분하기도 쉬운 편이다.

 

 

도표상의 자음들이 보통 사람들이 듣는 주파수, 데시벨 영역이라고 한다면 저 영역이 밑으로 내려갈수록 청력에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다. 표의 제일 오른쪽에 나와있는 Range of Hearing Loss는 청력을 잃은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저 스피치 바나나가 밑으로 내려갈수록 좋지 않음을 나타낸다. Mild(약한정도), Moderate(보통), Severe(심각함), Profound(엄청난, 거의 안들리는 수준) 으로 구분된다. 각각의 자음을 들을 수 있는 곳에 점으로 표시를 해서 이으면 하나의 모양이 나오는데 그것만 가지고도 어떤 종류의 청력에 문제가 있는지 진단할 수도 있다.

 

좋은 청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고주파수, 높은 데시벨에 노출이 되지 않는 것이 좋다. 시끄러운 작업장에서 일하는 어른의 경우는 반드시 보호장비를 착용해야하고, 어린 아이의 경우 태어나면서 갖게된 질병이라든지 장애 때문에 청력의 정도가 안좋아지기도 하는데, 언어를 습득해야할 나이에 청력에 문제가 생기면 당연히 발화하는데에도 문제가 따라오게 되기 때문에, Expressive Language Skill(표현하는 언어스킬)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과거 청력에 문제가 있었는지 혹은 청력검사를 했던 이력이 있는지를 제일 먼저 살펴본다. 언어학, 언어병리학을 배울때 가장먼저 음성학을 배우는 이유도 이런것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유사한 형태를 띠는 한국어 자, 모음의 스피치 바나나

 

한국어 자, 모음의 경우 어떤 분포를 보이는지 위에 표에 나와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대동소이하다.

아이의 청력은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참고해서 반드시 어떤 음에 약한지를 먼저 파악하는게 좋다. 듣지 못하면 말하지도 못하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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