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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고찰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 김혜남 (2008)

by 미국사는남자 2019.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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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을 안겨다 준 책 -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마지막 예비군훈련이 있던 날, 집주소인 서울로 가서 동네 주민센터로 집결,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자꾸만 우울해졌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지름길, 골목들도 내가 잘 알고 있다는 게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후회스런 날들...

 

다음날 서울에 있으면 무료하기도 해서 신촌에 있는 중고책 서점을 들렀다. 예전기억엔 그냥 '헌책방'이었는데,

 

여긴 그냥 보던책을 거래하는 커다란 대형서점 같은 분위기다.

 

무엇보다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게 생각나서 가게 됐다.

 

쭈욱 돌아보면서 발견한 이 책,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는  예전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기억이 난다.

 

한창 사람들이 보고 흥할때는 와닿지 않았으면서 낼모레 서른을 앞두니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한 선택이었지만 - 필연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에게 정말 '힐링'을 안겨준 책이다.

 

책을 다 읽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면서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런책이 또 있을까?

 

글쓰신 분이 정신분석 전문의이신데 정말 카운셀링 받은 기분이다.

 

책의 가장 주된 캐치프레이즈가 "당신은 언제나 옳다, 그러니 거침없이 세상으로 나아가라" 인것처럼

 

하지 못했고 잘못했던일에 대한 후회를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책에서처럼 서른이라는 나이는 심리학적으로도 분석이 잘 안되어있을만큼

 

딱히 신경을 쓰지 않는, 과도기 같은 연령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사회진출이라든지 결혼이 늦어지면서 서른이란 나이는

 

20대 못지 않게, 오히려 10,20대보다 더 방황하고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는 나이이다.

 

사춘기 청소년을 면담하듯,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네 잘못은 없다.' 라고 말해준다.

 

사실 서른이 가까워지면서 누구하나 나에게 '잘했다. 잘하고 있다. 네 잘못은 없다.' 라고 얘기해주는 사람은 없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점점 책임이 부모님으로부터 나에게 이전되는 시기가 바로 서른이라는 나이이다.

 

그런면에서 비록책이지만 나를 인정해주고 이해해주고 보듬어준다는 것이

 

나에게도 마음의 안정을 갖게 하는 치유의 역할을 했나보다.

 

 

책은 크게 세가지 부분에 대해 "카운셀링" 해준다.

 

첫째.일과 꿈, 둘째. 사랑, 셋째. 행복

 

 

스무살엔,서른살이 되면 모든게 명확하고 분명해 질 줄 알았다. 그러나 그 반대다.

 

오히려 '인생이란 이런 거지'라고 확고하게 단정해 왔던 부분들이 맥없이 흔들리는 느낌에 곤혹스레 맞닥뜨리곤 한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20대에는 30대가 되면 해결이 될거라 믿기 때문에.

 

그런데 막상 시간이 지나 서른이 되면 몸으로 와닿게 된다.

 

어느하나 이룬게 없고 나는 여전히 고작 사랑때문에 아프고, 뭐 때문에 사는지는 더 희미해지니까.

 

나는 우리나라에 가장 평범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퍼득들었다.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인다.

 

 

특히 우리세대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과보호 속에서 살아온 세대이며,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이 용서되던 세대였다.

 

그래서 스스로 무엇을 결정하거나 책임을 져 본적이 없는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 냉혹한 현실에 내던져진 것이다.

 

사랑이란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욕구를 조율해 나가는 것 이라는 당연스러운 진리를 알게 됐다.

 

 

누구나 인생의 마지막을 떠올리면, 복권1등보다, 일의 성공보다, 상을 받을때보다 더 기쁘고 영광스러운 기억을

 

떠올린다 한들 죽음앞에선 한낮 부질없어진다.

 

단지 내 옆에서 죽음에 떨고 있는 나의 손을 꼭잡아 줄 사람이 있다면 삶이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하고 책은 반문한다.

 

갑자기 영화 <타이타닉>의 마지막이 생각난다.

 

그리고 나의 마지막도 상상해본다.

 

 

마음먹은 만큼 성공할 수 있고, 더 뜨겁고 간절하게 사랑할 수 있으며, 마음껏 행복할 수 있는 나이, 서른.

 

서른살이 오면서 찾아오는 삶의 무게보다, 나를 더 빛나게 할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게 나를 기쁘게 한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 것,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 것, 그러면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나를 만들어 가는 것.

 

정해진 답은 없지만 내가 하는 일이 무조건 옳다고 믿는 것.

 

서른 살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패기있는 자세가 아닐까.

 

40대가 되어 이 책을 다시보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이 책 덕분에 나의 30대가 행복하고 풍요롭고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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