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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여기서도 적응 못하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부장님의 마지막 말씀은 충분히 설득력 있었다. 아니, 그때도 설득력 있다고 생각했었다.
"부장님, 제 마음은 변함없어요."
너무 현실적이어서 야속하기까지한 부장님의 말씀을 뒤로하고 원래 예정했던대로 당당하게 회사를 뛰쳐나왔다.
전날까지도 머리가 쥐가나도록 고민했으면서 막상 그 날이 오니까 머리가 맑아졌다.
그때는 여자친구 지금의 와이프가 먼저 미국에 가 있었다.
모든걸 다 포기하고 갈 만큼의 용기가 그곳에서부터 생겨났다.
담담하게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고, 주변사람들에게도 알리고 보니, 어느새 인천공항에 와 있었다.
기대반 걱정반 오묘한 기분, 그리고 새로 태어난 것 같은 알 수 없는 희열에 가득 차 있었다.
아직 정해진 건 없었다.
그래도 지금 아니면 언제하냐는 사람들말에 힘이 났다.
글쎄, 이건 정해놓진 않았지만, 내 무의식속에 언젠가는 다시 올거라는 생각이 나를 부른건 아닐까 싶었다.
"꼭 다시 찾아뵐게요. 부장님"
기약없는 것 같은 그 말을 끝으로 지구반대편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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