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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집사기 - 구매과정에서 벌어진 일들 (주의사항)

by 미국사는남자 2021.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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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포스팅에서 대략적인 절차들만 적어봤다. 하지만 집을 구매하고 계약하는 과정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오묘하고 기묘하기도하고 좀 색다르고 가슴철렁한 순간들이 있어서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인스펙션 과정

인스펙션은 에이전트 소개로 저렴하면서 또 꼼꼼하게 할 수 있었다. 추후 나온 리포트를 보니 정말 집안 구석구석을 다 점검했다는 게 보였다. 큰 문제는 별로 없어보였는데 주된 내용은, 몇가지 전구가 빠져있는것, 바닥에 깔린 타일 중 하나가 살짝 금이 가 있는것 등등 이었다. 그중에서도 큰 문제는 지붕과 Furnace였는데 지붕은 업자를 불러야하는데 대략 700~900불 정도 비용이 발생할 것 같다고 했고, Furnace는 아무래도 전 주인이 오랫동안 집을 비워서 그런지 전원이 잘 안켜진다는 것이었다. 이것도 업자를 불러야하는데, 비용은 400~600불 정도였다. 상당히 부담되는 금액이었다. As-Is로 집을 팔겠다고 했기 때문에 전 주인쪽 부동산 중개업자는 크레딧이나 돈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우리가 다 부담해야 했다. 하지만 이건 추후 우리쪽 부동산 중개업자가 본인돈으로 해결해줬다. 그 이야기는 뒤에 이어진다.

Appliances

사실 별거 아닌것 같아도 중요한게 바로 Appliance들이다. 기본적으로 붙박이로 붙어있는 것들(전자레인지, 오븐을 포함한 가스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은 집을 사고 파는데 있어서 포함이 되어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 게다가 주방이 아주 새것처럼 리모델링이 되어 있어서 더욱 걱정이 없었다. 그런데 냉장고와 세탁기, 드라이기는 좀 다른 문제였다. 전 주인이 원하면 떼어 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새걸로 다시 살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요즘 세탁기, 냉장고 등을 좀 좋은걸로 새로 사려면 3,000불에서 5,000불은 금방 깨지기 때문에 예산을 잘 생각했어야 했다. 그래서 오퍼와 카운터 오퍼가 오고갈때 에이전트에게 말해서 꼭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를 포함시켜서 보내달라고 했다. 

우리 에이전트는 우리말대로 계약서에 그것들은 놓고 가 달라고 체크를 해서 보냈고 그것에 대해 카운터 오퍼가 왔을때 그대로 받아들여서 돌아왔다. 그말은 즉, 셀러가 그냥 놓고가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여서 우리는 좀 더 널널한 예산으로 가구를 보러 다니고 있었다.

한창 가구를 보러다니고 있는데 에이전트에게 주말에 급하게 연락이 왔다. 셀러 에이전트가 절대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를 줄 수 없다고 했단다. 예산이 이렇게 또 달라지나 싶었는데 우리 에이전트는 걱정말라고 이미 계약서에 다 넣은채로 카운터오퍼가 왔기 때문에 그건 무조건 놓고가야 된다고 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잘 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에이전트를 잘 만나야 하는구나 싶어서 간담이 서늘했다. 에이전트의 실수로 가지고 가고 싶어도 못가져가는 입장이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다행히 전 주인이 쉽게 포기해서 우리는 예산을 좀 많이 아낄 수 있었다.

전 주인과의 관계

우리 에이전트는 대만계 미국인이었는데 일도 잘하고 꼼꼼한데다 너무 착하고 부지런해서 우리가 너무 만족해했었다.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소개시켜준 다른 에이전트들도 있었는데 느리고 게으른 사람들은 우리가 애초에 시작도 안했고 이 에이전트는 Zilow를 통해 우연히 집을 보여준다고 했던 에이전트인데 그때부터 너무 잘해줘서 계속 일을 같이하게 됐다. 오랫동안 연락을 하고 지내다 보니 친구처럼 지냈는데, 어느날 셀러 에이전트가 한국사람인데 말이 안통한다며 하소연을 했다. 우리 오퍼가 받아들여지고 카운터 오퍼가 왔을때, 계약서에 이름이 있었는데 한국사람이름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셀러 에이전트가 한국사람이라니까 우리는 전 주인이 한국사람인지 물어봤다. 우리 에이전트는 셀러 에이전트는 한국사람이 맞는데 전 주인은 잘 모르겠다고 얘기했다. 

어쨌든, 셀러 에이전트와 너무 의사소통이 안된다니 우리는 직접 한국말로 얘기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통화를 자처하고 바꿔달라고 한 후에 셀러 에이전트와 얘기를 했는데, 그제서야 여러 사실을 알게 됐다. 전 주인은 한국사람이고 이 집에서 아이를 둘이나 낳고 계속 살려고 했는데, 산호세 쪽에서 잡 오퍼가 들어와서 급하게 가게 됐다는 것이다. 여러개의 오퍼가 들어왔는데 우리 레터를 보고 같은 한국사람에 열심히 사는 신혼부부의 모습이 자신들의 예전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오퍼를 수락했다고 한다. (여기서 오퍼레터의 중요성을 느꼈다.) 감사한 일이다. 편견일 수 있지만 한국사람들이 썼던 집이라고 하니 깨끗하게 잘 썼겠구나 싶었다.

직접 전 주인과 통화하진 못하다가 계약이 다 끝나고 키를 넘겨받는 날 에이전트를 통해 전 주인과 통화하게 됐다. (셀러 에이전트가 말이 안통하니 우리 에이전트가 오히려 전 주인분과 연락을 많이 주고 받고 있었다.) 목소리와 말투만으로도 너무 착한사람이란 걸 느낄 수 있었는데, 여러가지 주의할 점, 주변 동네와 이웃사람들에 대해서 상세히 알려주고 통화를 마쳤다. 우리도 감사한 마음에 놓고간 물건이 있어서 전달해 주면서 감사한 마음을 표시하면서 서로 연락을 하고 지냈다. 이사를 마쳤어도 한동안은 궁금한게 계속 생기기 때문이다.

보험 클레임

계약이 거의 끝날 갈 무렵에 우리는 집 보험을 가입해야한다고 해서 주변 지인을 통해 집보험을 가입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기존 우리 보험으로는 보험가입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로 2019년에 물로 인한 데미지 때문에 보험클레임을 해서 꽤 큰 금액을 받았던 이유로 보험가입이 거절된 것이다. 이미 계약은 종반을 향해 달려가는데 이건 새로운 사실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건지 에이전트에게 알아봐달라고 했는데 마음은 복잡해져 있었다. 침수피해가 있었다면 집이 정상이 아니라는 얘긴데, 잘못 걸린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서 많이 검색을 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건조한 곳에서 침수피해라는게 말이 안된다 싶었다. 

한참을 알아보던 에이전트가 셀러 에이전트에게 받은 답변은 정수기 설치과정에서 상수도를 잘 못 건드려서 물 때문에 집을 고쳐야 했던건 사실인데 지금은 아주 멀쩡한데다 그 김에 리모델링도 하고 공사하는 기간에 애들을 데리고 외부 숙소에서 머물러야 했는데 그런 비용들까지 전부 청구해서 금액이 커진거라고 했다. 주방이 그래서 리모델링이 됐고, 원래 팔 생각이 없었어서 좋은 자재들로 바꿨는데 이직이 결정돼서 한번도 써보지도 못하고 가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한편으로는 새 주방이 생긴 집을 얻게 된 건데, 그것도 어떻게 보면 잘된일이다 싶었다. 그런 얘기도 듣고 인스펙션 과정에서 문제점이 없다고 했으니 한결 마음은 편해졌다. 지금에야 편하게 얘기하는데, 그때는 집 사는게 정말 힘들구나 이걸 다 포기해야하나 싶을정도로 마음이 흔들렸던 시기였다.

거의 2달이 넘게 걸린 여정 끝에 지금은 완전히 정착해서 마음이 훨씬 편안해졌는데, 그 밖에 들어갔던 비용들, 그리고 스스로 꾸민 뒷마당의 결과 들을 다음에는 포스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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